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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Q&A [단독]군대에서 삶 등진 아들 위해 싸운 5년, 엄마는 ‘죄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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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민종 작성일25-06-24 08:43 조회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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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Q&A 강경화씨는 서울 관악구 국군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앞에서 5년째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세상을 등진 아들의 죽음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 군에 책임을 묻고 싶어서다. 강씨는 “사건을 조작·은폐한 수사관을 파면하라”고 매주 외쳤다.
군은 강씨의 말을 ‘소음’ 취급했다. 시위를 하는 동안 벌어진 강씨와 군의 충돌을 하나하나 기록해 강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에선 유죄가 나왔다. 강씨는 불복해 법적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재판장 최진숙) 재판이 끝난 뒤 강씨는 “군인들의 억울한 죽음을 덮어버리고 유족을 괴롭히는 군의 행태를 법정에서 조금이라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강씨의 늦둥이 막내아들인 고 조준우 일병은 2019년 7월 군대에서 첫 휴가를 받고 나와 자택에서 목숨을 끊었다. 수방사 군사경찰단은 조 일병의 죽음이 군과 무관한 ‘일반 사망’이라고 결론 냈다. 강씨는 믿을 수 없었다. 아들이 남긴 일기장에선 “한 선임 병사 때문에 불편하다”거나 “자살하고 싶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여러 번 나왔다.
강씨는 2년간 ‘투사’로 살았다. 부대 선후임을 수소문해 직접 만나고 수사기록 등을 정보공개 청구해 증거를 모았다. 아들이 숨지기 한 달 전 사흘 연속 당직 근무를 서는 등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고, 입대 초반인 2019년 3월과 6월 심리검사에서 ‘대인관계 어려움’ 등 위험신호가 있었는데도 전문 상담 등 조치가 없었다는 점을 밝혀냈다. 국방부는 2년 만에 결론을 뒤집고 ‘순직’으로 인정했다.
강씨는 수방사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다시 군과 싸웠다. 아들의 사건을 맡았던 수사관 손모씨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했다. 군검찰은 수사에 일부 부족한 부분이 있었으나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불기소 처분했다. 강씨는 거듭 재정신청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다. 수방사도 손씨를 징계하지 않았다.
시위를 한 지 다섯달쯤 지나자 군사경찰 5명이 강씨에게 ‘면담을 하자’며 찾아왔다. “징계권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할 말 없으니 안 만나겠다고 했어요. 갑자기 혼자서 군인 5명을 만나려니 무섭기도 하고…. 그런데 그 수사관을 불러준다길래 ‘사과라도 하려나’ 싶어 일단 따라갔어요.” 강씨가 말했다.
손씨는 사과하지 않았다. “저는 자살인지 타살인지만 판단하는 사람”이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억눌러온 강씨의 분노가 폭발했다. 강씨는 면담 자리에 있던 군인의 머리채를 잡았다.
조 일병의 죽음으로 벌을 받게 된 건 어머니 강씨 쪽이었다. 면담 이후 군은 강씨를 ‘악성 민원인’으로 대했다. 일반 민원인이 쉽게 오가는 민원실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강씨가 사용하는 근조화환과 손팻말이 철거당하는 일도 있었다. 강씨는 시위를 멈추지 않았다.
수방사는 2023년 1월 “일반 민원인인 것처럼 행세하는 방법으로 부대 안에 들어가 시위를 하는 등 허가 없이 군사기지에 출입했다”며 군사기지법 위반 등으로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다. 100쪽이 넘는 수사의뢰서에는 “시위자의 고성방가가 계속돼 고통스럽다”는 군 관계자들의 진술 등이 담겼다.
1심 재판에서 강씨는 자신의 행동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아들이 허망하게 죽었는데 군은 덮어버리고, 엄마가 너덜거리는 가슴으로 진실을 밝혀야 하는 게 이 나라 현실”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할 수 있는 건 수사관을 징계해달라는 시위뿐이었습니다. 살아 돌아오지도 못할 아들인데…수방사는 적과 싸우기 위해 쌓아온 전략전술을 저에게 휘둘렀습니다.”
1심 법원은 지난해 7월 군사기지법 위반,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강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6쪽짜리 판결문에는 ‘일부 혐의를 무죄로 봐달라’는 강씨의 주장을 배척한 이유가 한 줄도 적히지 않았다. 강씨를 도운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는 “군이 피해 유족을 예우하지는 못할망정 행동 하나하나를 트집 잡아 처벌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경찰과 검찰에 이어 법원도 강씨가 군과 충돌한 배경을 전혀 살펴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잘못된 판례가 쌓이면 유족들의 1인 시위를 위축시키는 군의 행동들이 쉽게 정당화될 수 있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강씨는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가 이미 바닥이라 1심 판결에 화도 나지 않았다”며 “사회에 대한 신뢰와 희망을 조금이라도 찾고 싶어서 항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정으로 넘어간 강씨의 ‘세 번째 싸움’은 오는 8월 마무리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9일째인 22일 여야 지도부와 첫 회동을 하며 본격적인 협치 행보에 나섰다. 야당 중에서도 제1야당 지도부만을 초청한 것도 실질적인 대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논란과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싼 정치 현안을 두고는 이견을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의 오찬 회동에서 “다른 야당도 한꺼번에 보자는 요구도 있다”며 “아무래도 밀도 있게 말씀을 들어보려면 따로 뵙는 게 좋을 것 같아 서둘러 뵙자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 가지 복잡하실 텐데 흔쾌히 이런 자리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하실 말씀은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충분히 하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외교·경제 등 국내외 주요 현안에 대해 야당과 대화 의지를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경제적 상황, 거기에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안보·외교 상황을 같이 점검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 문제는 여야 없이 공동 대응해야 되는 문제”라며 “앞으로도 우리가 대외 문제에 관한 건 함께 입장을 조율해가면서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속 처리를 강조한 추가경정예산안을 두고도 “다른 의견도 많이 갖고 계신 걸로 안다”며 “의견이 다르다는 것은 어느 한쪽이 반드시 옳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공감할 수 있는 점은 서로 공감하도록 노력해서 가능하면 신속히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내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에 대선 공통 공약 추진 협조도 제안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 대통령이) 대선 시기 공약 중 공통된 부분은 이견 없이 실천할 수 있지 않겠는가 관심을 표했다”고 밝혔다.
협치 의지는 밝혔지만 김 후보자 인준과 국회 원 구성 등 현안을 두고는 평행선을 달렸다. 이날 오찬에서 야당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청문회 태도를 지적하며 인선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회를 우습게 아는 분이 총리가 됐을 때 과연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신중하게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청문회에서 본인 해명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여당이 제기한 인사청문회법 개정 필요성에는 공감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김 직무대행의 의견에 “공감한다”며 “가족의 신상까지 다 문제 삼는 분위기 때문에 능력 있는 분들이 입각을 꺼린다”고 말했다고 우 수석이 전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인사청문회법 자체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며 “적절한 방법을 통해 후보를 고를 수 있는 제도가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원 구성 문제를 놓고도 입장차를 확인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민주당이 맡는 현재의 상임위 구성은 이 대통령이 대표 때 이뤄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이) 결자해지하는 마음으로 다시 봐달라”며 “(원내) 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를 실천하는 게 국회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에서 여야 간에 잘 협상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우 수석은 전했다.
오찬에서는 이 대통령 재판과 관련한 형사소송법과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 비대위원장은 “사법부 독립은 민주공화국을 유지하는 핵심 기둥”이라며 “(이 대통령이) 임기 후에 재판받겠다는 것을 약속하면 헌법 정신을 국민이 체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잇따른 비판 발언에 여당은 ‘사과가 먼저’라며 반박에 나섰다. 김 직무대행은 “죄송하지만 국민의힘은 반성하는 것이 먼저”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을 배출한 국민의힘에서 진정한 반성의 토대 위에 협치에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 인준과 국회 원 구성이 향후 협치의 가늠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 원내대표는 오찬 후 “소통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자 거취와 민주당의 법사위원장에 대한 입장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입법부, 행정부 권력을 모두 틀어쥐고 양보하지 않는다면 식사 한번 하며 야당을 들러리 세운다는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이날 회동을 “시작이 반”이라며 호평했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은 “대선 후 불과 18일 만에 여야 지도부가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과거 정부가 (여야 지도부 회담까지) 720일 걸린 것을 보면 큰 의미”라고 했다.
대중문화에서 마법이나 약물을 통한 정신 지배는 단골 소재다. 스타크래프트의 ‘마인드 컨트롤’이 대표적이다. 개인의 마음을 장악하고 통제한다는 발상은 전혀 낯선 것이 아니지만, 그것이 발발 75주년을 맞은 한국전쟁이 남긴 유산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한국전쟁에서 개개인의 마음은 ‘주전장’이었고, 마음을 포획하고 장악하려는 기술들이 서로 경쟁했다. 일제강점기에서 이어진, ‘빨갱이’의 전향을 목적으로 한 사상 통제가 대표적이다. 고문은 한 개인의 마음을 무너뜨리고 지배해 전향시키려는 기술이었고, 고문이 가해지는 나약한 인간의 몸과 마음은 곧 ‘사상전’의 전장이었다.
전향이 안전을 보장해주지 않았다. 전향자 관리를 위해 조직된 국민보도연맹은 전쟁이 터지자 학살의 대상이 됐다. 전쟁이 끝나고 자유송환 원칙에 따라 돌아온 국군 포로들은 사상심사를 받아 처형되기도 했다. 살아남은 국군 포로는 일상적 감시와 통제를 받았다.
미군은 사회과학을 동원해 개인의 마음을 공략하려 했다.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항복을 유도하려는 삐라와 확성기는 지금까지 이어진다. 귀환을 거부하는 ‘반공 포로’를 만들기 위해 미군은 공산군 포로를 대상으로 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이는 거제 포로수용소 내 유혈 사태의 원인이 됐다. 병사와 포로의 마음은 미군 ‘심리전’의 주전장이었다.
미국도 전쟁 후 돌아온 포로들을 의심했다. 공산군 포로를 향한 미국의 심리전처럼, 공산군도 연합군 포로를 대상으로 유화정책과 교육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미국에 충격을 준 건 본국 송환을 거부한 21명의 미군 병사였다. 포로 송환 이후 미군은 대대적인 수사를 통해 포로수용소에서 공산군에 협력했던 미군 포로를 이적 혐의자로 처벌하려 했다. 그러면서 미군 포로의 이적 행위와 송환 거부를 설명하기 위해 ‘세뇌’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사실 미군 포로의 협력과 송환 거부에는 미국의 계급 및 인종차별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를 인정하는 대신, 불안에 휩싸인 미국은 공산주의의 신비한 세뇌 기술에 대항하는 심리전 기술을 발전시키려 했다.
그 극단에 1970년대 언론을 통해 폭로된 중앙정보국(CIA)의 ‘세뇌 프로젝트’가 있다. 약 20년간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적의 세뇌 기술을 해명하고 그에 저항하기 위해 원주민과 외국인을 모집해 비밀 약물을 포함한 각종 정신 통제 기술을 실험했다. 이는 냉전기 국가가 자행한 대량의 고문 폭력이었다.
2025년 시점에서, 고문마저 동원해 개인의 마음을 통제하려던 폭력은 과거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100년 넘게 이어진 또 하나의 폭력이 있다. 유사과학과 종교를 근거로 개인의 마음을 통제하려는 ‘전환 치료’가 그것이다. 혐오 세력은 ‘치료’라는 말로 폭력성을 은폐하면서, 사상 전향과 세뇌 저항처럼 성소수자의 성의 통제를 목적으로 고립과 구금, 감시와 고문을 지금도 가하고 있다. 취약한 처지에 놓인 청소년 성소수자는 가족과 이웃, 종교공동체에 포위된 채 자신의 마음과 존재를 부정당하는 폭력에 노출되기 쉽다.
2024년 12월3일 밤, 국회의원들은 자기에게 닥쳐올 폭력을 예감했다. 3일 뒤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청래 의원은 고문의 기억을 떠올리며 울먹였다. 지난 2월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고문과 살해가 일상이 되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갈 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소수자는 그 폭력을 가능성이 아닌 현실로 살아내고 있다.
김민석 총리 후보자는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를 걱정하지만, 어떤 성소수자도 그런 세상을 말한 적 없다. 반대로 혐오 세력이야말로 그런 세상을 상상하며 불안을 느끼고, 동성애 없는 세상을 외친다. 나는 거기서 ‘반국가세력’을 모조리 ‘처단’하려던 윤석열이 보여준, 그 절멸의 상상력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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